김경영 이야기 1화
오 부장이 퇴직하면,
견적은 누가 냅니까?
베테랑 노하우 자산화는 기술을 고르는 일보다 먼저, 회사에서 사라질 수 있는 경험과 판단을 발견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대한정밀의 오전은 특별할 것이 없었습니다.
직원 30명이 일하는 작은 가상 방산 부품기업. 기계가 돌아가고, 직원들은 납기를 확인하고, 견적을 작성하고, 만들어진 부품을 검사합니다.
그런데 일을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 가지 장면이 계속 반복됩니다.
“오 부장님, 이 견적 한번 봐주시겠어요?”
“이 부품은 이 순서로 가공하면 될까요?”
“부장님, 이것도 불량으로 봐야 합니까?”
오 부장은 하던 일을 멈추고 자료를 살펴봅니다. 견적서의 숫자를 짚고, 공정 순서를 다시 확인하고, 부품의 상태를 보다가 짧게 말합니다.
“이건 다시 보는 게 좋겠는데.”
직원은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갑니다.
누가 정식으로 정한 것도 아닌데, 중요한 판단이 필요할 때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오 부장을 찾았습니다. 오 부장이 30년 동안 현장에서 그렇게 판단해왔기 때문입니다.
겉으로 보면 회사는 잘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김경영 대표가 발견한 첫 번째 경영 문제
오 부장이 1년 뒤 은퇴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사람을 새로 채용하면 자리는 채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견적서를 보는 순간 떠오르는 숫자와, 공정 순서를 바꾸는 판단과, 불량을 알아보는 30년의 눈썰미까지 함께 채울 수 있을까요?
사람 한 명이 부족해지는 것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회사에서 매일 사용하던 판단의 일부가함께 사라질 수 있는 문제였습니다.
※ 대한정밀과 등장인물은 실제 기업과 인물이 아닌 교육을 위해 구성된 가상 시나리오입니다.
대한정밀이 발견한 조직의 의존 구조
회사가 매일 사용하는 판단은
어디에 남아 있었을까
자료는 회사에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판단이 이루어지는 순간마다 사람들은 여전히 오 부장을 찾았습니다.
발견 01
중요한 판단은 자꾸
한 사람에게 모였습니다
어느 아침, 박 과장이 대표실에 들어와 보고했습니다.
“대표님, 오 부장님 이번에도 견적을 못 끝내셨답니다. 방산 쪽 도면이 워낙 까다로워서요.”
김경영 대표는 견적서 더미를 바라봤습니다.
견적을 잡을 때도, 공정 순서를 정할 때도, 가공시간을 예상할 때도 결국 오 부장의 판단이 필요했습니다. 검사 결과가 애매할 때도 사람들은 오 부장의 의견을 기다렸습니다.
처음에는 후임자를 준비하면 되는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오 부장이 퇴직하면 새로운 직원을 채용하고, 충분히 인수인계하면 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김경영 대표의 시선이 견적서에 조금 오래 머물렀습니다.
사람을 새로 채용하면
자리는 채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30년 동안 쌓인
판단도 함께 채울 수 있을까요?
이 장면에서 문제는 오 부장이 아니었습니다. 오 부장은 오랫동안 현장을 지키며 회사에 필요한 판단을 해온 숙련자였습니다.
문제는 회사가 매일 사용하는 중요한 판단이 한 사람의 경험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오 부장에게 묻고, 오 부장은 답했습니다. 그렇게 회사는 돌아갔지만, 그 판단이 어떤 기준과 경험에서 나오는지까지 조직이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김경영 대표가 발견한 첫 번째 사실
사람이 문제인 것이 아니라,
중요한 판단이 한 사람에게 집중된 조직 구조가 문제였습니다.
발견 02
결과는 남았지만
판단의 이유는 남지 않았습니다
김경영 대표는 오 부장이 사용하던 자료들을 다시 살펴봤습니다.
견적서가 있었습니다. 공정자료도 있었습니다. 검사기록도 남아 있었습니다.
회사에 자료가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자료를 읽는다고 오 부장과 같은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왜 그 금액을 선택했는지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왜 어떤 상황에서 순서를 바꾸는지는 모두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애매한 부품에서 어떤 차이를 발견했는지는 남지 않았습니다.
김경영 대표는 견적서와 공정자료, 검사기록을 책상 위에 펼쳐놓았습니다.
분명 회사의 자료였습니다. 그런데 자료와 자료 사이에 무언가 빠져 있었습니다.
빠져 있던 것은
판단의 이유였습니다.견적의 최종 금액만으로는 오 부장이 무엇을 고려했는지 알기 어려웠습니다. 공정 순서만으로는 언제, 왜 그 순서를 바꿨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검사 결과만으로는 오 부장이 어떤 차이를 발견했는지 설명하기 어려웠습니다.
회사에서 매일 사용하는 중요한 판단이었지만, 정작 회사는 그 판단의 이유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발견 03
회사의 중요한 데이터는
컴퓨터 안에만 있을까
기업의 자산이라고 하면 설비, 기술, 문서, 데이터베이스 같은 것을 먼저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대한정밀을 들여다보니 다른 종류의 자산도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현장에서 일하며 쌓인 경험
비슷한 부품을 반복해서 비교하며 만들어진 감각
과거의 실패를 기억하고 다음 공정에서 피하는 방법
납기·가공 난이도·과거 사례를 함께 보며 내리는 판단
이런 베테랑 노하우는 회사에서 매일 사용되고 있었지만, 상당 부분 한 사람의 경험에 의존하고 있었습니다.
문서는 남을 수 있습니다. 사람은 언젠가 떠납니다. 그렇다면 조직은 질문해야 합니다.
사람이 떠난 뒤에도
회사는 그의 판단을 기억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은 단순한 인수인계보다 조금 더 큰 문제입니다. 숙련자의 경험을 어떻게 전수할 것인지, 현장 노하우를 어떻게 기록하고 구조화할 것인지, 개인에게 집중된 지식을 어떻게 조직의 자산으로 바꿀 것인지의 문제입니다.
오 부장이 가진 30년의 경험을 모두 데이터로 바꿀 수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사람의 경험에는 상황과 맥락이 있고, 말이나 숫자로 쉽게 표현하기 어려운 판단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베테랑 노하우 자산화는 숙련자의 머릿속을 그대로 복사하는 일이 아닙니다. 무엇을 기록할 수 있는지, 어떤 기준을 구조화할 수 있는지, 어떤 판단에는 계속 사람의 확인이 필요한지를 구분하는 일입니다.
질문의 변화
김경영 대표의 질문이
달라졌습니다
“누가 오 부장의 자리를 대신하지?”
“오 부장의 경험과 판단을 어떻게 회사에 남기지?”
첫 번째 질문은 사람의 빈자리를 봅니다. 두 번째 질문은 조직이 잃을 지식과 판단을 봅니다.
김경영 대표는 AI 전문가가 아닙니다. 처음부터 이 문제를 AI로 해결하겠다는 답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습니다.
아직 어떤 AI 제품을 구매할지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시스템을 구축할지도 모릅니다.
그보다 먼저 김경영 대표는 회사가 잃어서는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했습니다.
이번 화의 AI 경영 포인트
기술보다 먼저 조직의 문제를 발견합니다
이번 이야기에서 AI는 아직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AI 경영을 준비하는 첫 번째 질문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대한정밀이 발견한 문제는 분명했습니다.
회사가 매일 사용하는 중요한 판단이 한 사람의 경험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베테랑 노하우 자산화는 숙련자의 경험을 무조건 AI에 학습시키는 것부터 시작하지 않습니다. 어떤 경험과 판단을 남겨야 하는지, 무엇을 기록하고 구조화할 수 있는지, 어떤 판단에는 계속 사람의 확인이 필요한지를 구분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대한정밀은 이제 회사에서 사라질 수 있는 판단을 발견했습니다.
다음 질문은 그것을 어느 업무에서부터 남길 것인가였습니다.『김경영 이야기』 저자 소개
AI와 경영을 연결하는
이무건 대표
이무건 대표는 AI 기술을 먼저 권하기보다, 기업이 실제로 해결해야 할 업무와 경영 문제부터 살펴봅니다.
경영학과 AI공학을 바탕으로 중소기업 AI 경영, AI 거버넌스, 정보보호와 ISO 경영시스템 분야의 교육 및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경영 이야기: 서른 명의 공장, AI를 만나다』는 “우리 같은 작은 회사도 AI 경영을 시작할 수 있는가?”라는 중소기업 대표들의 질문에 설명서가 아닌 이야기로 답하기 위해 집필한 가상 경영소설입니다.
“AI와 경영을 연결하는
실행 중심 교육”
학력 및 전문자격
- 경영학박사
- AI공학사
- CMC
- AI산업컨설턴트
- 국제AI교육원 전문위원
ISO 경영시스템 심사원 자격
- ISO 9001 품질경영시스템 심사원
- ISO 14001 환경경영시스템 심사원
- ISO 45001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심사원
- ISO/IEC 27001 정보보호경영시스템 심사원
- ISO/IEC 27701 개인정보보호경영시스템 심사원
- ISO/IEC 42001 AI 경영시스템 심사원
